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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물생활, 해수어/해수어 대백과

해수어 키우기 2 - 첫번째 장비 수조 선택하기

오늘은 해수어 키우기 장비를 어떻게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포스팅을 해보려고 한다.

어떤 취미 생활을 하더라도 일정 수준의 금전적인 투자와 공부가 필요하다. 

물론 해수어 키우기 취미도 마찬가지이며, 크게 다를 것이 없다. 하지만 해수어 취미는 낯설기 때문에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좀더 친숙한 '사진 찍기' 취미를 시작하려는 경우로 설명을 해보겠다.

우선 필수적으로 카메라가 필요하다. 단순히 아무 카메라나 사면 될 것 같지만, 꼭 그렇지가 않다.

카메라의 종류가 다양하고 제조사별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선택하기 전에 최소한의 공부가 필요하다.

DSLR이 무엇인지 미러리스가 무엇인지 등등 최소한의 선택을 위해 알아야 하는 개념들이 있고,

이를 몰랐을 경우 첫 선택부터 실패할 확률이 높은 것이다.

첫 선택에 실패할 경우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크게 둘 중 하나의 결말로 향한다. 

취미로서 흥미가 떨어져 그만두게 되거나, 더 나에게 맞는 장비를 찾기 위해 불필요한 '중복 투자'를 하게 되는 것이다.

우연히 카메라를 잘 선택했고 나랑도 잘 맞는다고 하더라도, 사진 찍는 기술에 대한 공부가 필요할 것이다. 

또, '잘' 찍기 위해 필요한 추가적인 장비들에 대한 공부와 투자가 반드시 필요하다.

분명 나와 같은 카메라를 사용하는데 저 사람 사진은 멋있는데 왜 내 사진은 이상할까?

기술적인 차이일 수도 있고, 빛을 더 잘 활용할 수 있는 추가 장비의 차이일 수도 있을 것이다.

더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플래시도 필요할 수 있고 반사판도 필요할 수 있다. 

혹은 떨림을 줄이기 위해 삼각대를 썼을 수도 있을 것이다. 

보통 이러한 추가 장비들은 어떤 문제에 직면했을 때 추가하는 것을 고민해 나가게 된다.

"왜 사진이 어둡게 나왔지?"라는 물음에 대한 공부를 하다가 빛을 공급하기 위한 방법들을 공부하게 되고, 

이에 필요한 장비들을 추가적으로 구입하게 되는 것이다.

이때 또한가지 중요하게 생각해 봐야 하는 부분이 있다. 

빛을 잘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기술을 익히고 공부를 통해 현재 내 상황에서는 '외장 플래시'를 구입해서 활용하면 좋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가정해 보자. 그런데 현재 내 카메라에는 외장 플래시를 추가할 수 없다고 한다면? 

카메라를 바꾸기 전에는 외장 플래시를 통한 문제 해결은 불가능할 것이다. 

다시 한번 카메라 선택에 후회를 느끼고, 업그레이드를 고민하거나 다른 방법에 대해 고민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런 발생 가능한 문제와 확장성에 대해서도 미리 한번 생각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겠다.

해수어 장비 선택도 이와 동일하다. 본격적으로 해수어 장비에 대한 얘기를 해보자.



1. 장비 선택에 앞서 생각해 볼 내용


1) 나는 이 취미 생활에 어느 정도 금액을 투자할 수 있는가? 
     : 시작할 때 초기 자금으로 어느 정도 사용할 수 있는지, 매월 어느 정도의 금액을 사용할 수 있는지
       미리 계획을 세워 접근하는 것이 좋다.
2) 어항을 놓을 공간을 고민해 보고, 어항의 크기를 결정해야 한다.
     : 일단 어항을 놓을 공간의 여유가 어느 정도 되는지 고민해야 한다. 이때, 어항에 추가적인 장비가
       설치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여유 공간을 어느 정도는 생각해야 한다.
3) 원하는 어항의 모습(컨셉)을 대충이라도 생각하고 결정하자.
    : 인터넷 카페 공간이나 검색을 통해 해수어 사진들을 많이 찾아보고 나름의 내 어항 컨셉을 잡는 것이
      장비 선택 및 시작에 도움이 된다. 컨셉을 잡기 어렵다면 이전 포스팅에서 적었듯이 키우고자 하는 
      생물에 대해서라도 고민해 봐야 한다. 물고기만 키울 것인지, 산호 등도 함께 키울 것인지.
4) 어항을 선택할 때, 향후 추가되는 장비가 있을 수 있음을 고려하자.
    :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장비는 다 이유가 있어서 사용하는 것이므로, 많이 사용하는 장비에 대해
      공부하고 그 장비를 나중에는 추가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만 중복 투자를 막을 수 있다.



2. 수조(어항) 선택하기 - 섬프란 무엇인가?


수조 안의 물은 '고인 물'이고,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다. 앞선 포스팅에서도 간단하게 적었듯이 수조 안의 물을 어떻게 정화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수조를 운영함에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문제이다.
수조 안에 측면여과기와 같은 장비를 넣어서 사용할 수도 있고, 걸이식 여과기를 추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수조안에 여과 장비들을 설치하게 된다면 그만큼 물고기를 위한 공간이 줄어들게 되고, 미관상 썩 좋지도 않다. 어항 물을 별도의 공간에서 정화시켜 다시 가져올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바로 이런 별도의 정화 공간이 바로 '섬프(sump)' 이다.

1) 섬프(sump)
    - 사전적 의미로 "오수 모으는 구멍"이라는 뜻이 있음
    - 수조의 오염된 물을 정화하여 깨끗한 물로 돌려주는 별도의 여과 공간
2) 섬프(sump) 수조
    - 섬프 공간을 따로 갖고 있는 수조
3) 섬프 수조의 장점
    - 메인 수조에는 생물만 서식할 수 있어 생물에게 보다 좋은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 어항의 전체 물량을 증가시킨다. 이는 항상성 유지에 이점이 있다.
    - 여과 장치를 폭넓게 선택하여 여과력을 증가시키기 용이하다.
    - 메인 수조에 여러 장비를 설치하지 않아도 되므로 미관상 좋다.
4) 섬프 수조의 단점
    - 수조와 섬프 사이에 물을 주고 받아야 하고 그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수조로 유입되는 물이 섬프로 보내지는 물보다 많을 경우 물이 넘칠 수 있다.)
    * 이는 최근 섬프 수조의 구조가 발전되면서 물넘침에 대해서는 구조적인 개선이 가능하다.
       자세한 내용은 하단 설명 참고.
    - 초기 비용이 많이 든다.


역시 섬프 수조를 구성하는 것이 필수는 아니다. 다만, 별도의 여과 공간이 있는 만큼 여과력이나 미관상 큰 장점을 갖고 있다. 처음에 일반 수조로 시작했다가 결국에는 섬프 수조로 변경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섬프 수조의 장점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단점으로 지적되는 위험성 측면에서도 구조상 많은 개선이 있었다. 이는 섬프수조의 종류를 알아보고 다시 얘기해 보자.


5) 섬프 수조의 종류
섬프 수조는 크게 섬프 공간을 어떻게 마련하느냐에 따라 구분된다.
  ① 내부 배면 섬프
      : 메인 수조 내부의 뒷쪽에 섬프 공간을 마련하는 경우. 수조의 크기가 작아지는 단점이 있다.

내부 배면 섬프 (출처 : 셀바스 수조 - http://selvas.co.kr/product/detail.html?product_no=3562)


  ② 외부 배면 섬프
      : 메인 수조 뒷쪽으로 섬프 수조를 설치하는 경우. 내부 배면보다는 공간을 넓게 쓸 수 있지만
        섬프 수조의 공간이 크지 않아 여과 장비를 다양하게 고려할 수 없다.

외부 배면 섬프 (출처 : 불루홀님의 블로그 - http://m.blog.naver.com/hifredy00/140126673213)


  ③ 하단 섬프 수조
     : 별도의 섬프 수조를 메인수조의 하단에 설치하는 경우로, 하단에 있는 장식장 안쪽으로 섬프 수조를
       배치하여 굉장히 깔끔하다. 섬프 수조를 운영할 때 일반적으로 선호하는 방식이다.


※ 섬프 없이 메인 수조만 운영할 경우 '노섬프 수조' 라고 하며, 노섬프라고 해서 문제가 될 것은 없다. 사진 찍는 취미를 무조건 DSLR로 시작할 필요가 없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6) 하단 섬프 수조의 구조

  ① 오버플로우(overflow) 박스 (출수구)
      - 메인 수조에서 섬프 수조로 물을 보내는 방법은 물 넘침(overflow)에 의해 자연스럽게 아래로
        흘러 내려가도록 하는 것이다.
      - 메인 수조에서 섬프로 물이 정확히 가도록 하려면, 메인 수조의 한 곳에서만 물이 떨어지도록 해야
        하고, 이때 필요한 것이 오버플로우 박스이다. 오버플로우 박스는 섬프와 배관으로 연결된다.
        오버플로우 박스에서 넘쳐난 물이 배관을 타고 섬프 수조로 빠져나가는 것이다.
      - 오버플로우 박스는 제조사별로 구조가 다르며, 일반적으로 메인 수조에서 생긴 슬러지(눈에
        보이는 오염 물질) 들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섬프로 보내는지가 중요하다.
      * 메인 수조에서 물이 빠져나가는 배관을 '출수(出水)구'라고 한다.

  ② 리턴 모터(return) (입수구)
      - 오버플로우 박스로 흘러내린 물을 정화하여 다시 메인 수조로 돌려주기 위해 장치가 필요하다.
      - 아래의 물을 위로 보내기 위해서는 별도의 장치가 필요하며, 이때 필요한 장치가 리턴모터이다.
      * 메인 수조로 물이 들어오는 배관을 '입수(入水)구'라고 한다.

수조와 수조 사이의 물을 주고 받는 개념이므로, 주고 받는 물량이 일치해야 한쪽으로 넘치는 현상이 없을 것이다. 따라서 섬프 수조를 운영할 경우 이 부분을 잘 맞춰 줘야 하고,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하여야 한다. 만약, 갑자기 정전이 되어 리턴 모터가 멈춰 버린다고 생각해 보자. 오버플로우 박스를 통해 물이 계속 섬프로 넘어오게 되는데 섬프는 메인 수조로 물을 보내지 못하기 때문에 섬프의 물이 밖으로 흘러나오게 될 것이다. 따라서 섬프 수조의 물량은 정전 시를 대비하여 넘치지 않도록 설계해야 한다.
반대로, 리턴 모터가 너무 강해서 메인수조로 너무 많은 물량을 주거나 출수구가 막힐경우는 어떨까?
메인 수조의 물이 넘치게 될 것이다. 이 부분을 모두 잘 고려한 수조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다.

아래 그림은 각 문제 상황별 메인 수조와 섬프 수조의 각각 수위가 어떻게 유지되는지에 대한 예이다.